오징어 게임 시즌 2 리뷰
시즌 1의 추억
시즌 1 때는 아무런 사전 정보 없이 단지 넷플릭스에서 1위를 하고 있다는 이유로 보기 시작했던 기억이 납니다. 한국 드라마 같지 않게 빠른 전개와 긴장감 넘치는 구성 덕분에 숨죽이며 시청했었죠. 오징어 게임이라는 참신한 주제의 실제가 드러나면서 아주 흥미진진, 심장이 쫀득해졌었습니다. 드라마 속 세계관과 진행되는 상황을 이해하기 위해 몰입할 수밖에 없었던 작품이었습니다.
시즌 2의 변화
한국 영화의 클리셰
하지만 시즌 2는 그와는 다른 느낌을 많이 받았습니다. 익숙한 한국 영화의 요소들이 두드러졌습니다.
- 클럽에서 소위 '나쁜놈'을 추적하는 장면(한국 영화에 매우 자주 등장하는 장면으로 지겨웠습니다)
- 중간중간 과도한 웃음 요소를 가진 캐릭터들이 불필요하게 추가된 점이 아쉬웠습니다.
- 위하준이 시즌 1에서 살아남아 교통과로 옮겨갔는데, 이전 상사가 강력계로 회유하는 장면은 다소 클리셰처럼 느껴졌습니다.
- 경찰 윗조직과 위하준 간의 갈등 구조도 다소 진부하게 느껴졌습니다.
- 마약 중독 설정을 가진 캐릭터(탑)의 표현 방식은 과장된 느낌이 있었고, 넷플릭스 서바이벌 프로그램 더 인플루언서를 연상케 했습니다.
- 등장인물들의 감정 표현이 지나치게 과장되어 몰입을 방해하기도 했습니다.
전개 속도의 문제
사건 진행 속도가 시즌 1에 비해 느리게 느껴졌습니다. 등장인물들 간의 갈등과 친목 장면이 과도하게 길어졌고, 특히 게임 팀을 구성하는 과정이 지나치게 길게 진행되며 답답함을 느끼게 했습니다. 아마도 등장인물들이 모두 거물급이다 보니 각 캐릭터에 비중을 두기 위한 연출이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한 상황에서 여러 캐릭터의 대사를 모두 보여줘야 해서 이야기가 전개되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는 점은 답답함을 더했습니다.
사실 어쩌면, 시즌 2의 스토리가 거의 없는 데에 반해 7부작이라는 러닝타임을 지켜야 하기 때문에 아주 느리게 진행될수 밖에 없었는지도 모릅니다.
오징어 게임 본부의 변화
시즌 1에서 신비롭고 위압적이던 오징어 게임 본부의 모습이 시즌 2에서는 너무 인간적으로 표현되었습니다.
- 조직의 룰을 어겨도 별다른 제재를 받지 않는 11번 저격수(박규영)의 모습.
- 오징어 게임 진행자들이 가면을 벗고난 인간적인 면모를 과도하게 드러내는 장면.
- 익살스러운 BGM의 등장으로 긴장감 대신 코미디 요소가 부각된 점.
게임 외부의 장면 비중 증가
게임장 내부의 긴박감 넘치는 사건보다 외부 세계의 수사 장면 등이 많이 등장하면서 몰입감이 떨어지는 부분도 있었습니다.
반전의 예상 가능함
오달수가 주는 반전, 캐릭터만 봐도 반신반의 예상이 가능한 내용이었습니다.
개연성과 설득력 부족
몇몇 장면에서는 개연성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초반 공유와 이정재가 권총으로 러시안 룰렛 확률게임을 할 때, 이정재가 순전히 운으로 살아남았다는 설정.
- 공기 놀이에서 참가자가 "마음으로 빌며" 공기를 잡는 장면 등 비현실적인 요소. 예를 들어 공기놀이 게임을 할 때, 아들참가자가 엄마참가자에게 "엄마!!! 아빠랑 바람핀 나쁜년 머리채 잡는다고 생각하고 잡아!!!"라고 하니, 갑자기 초인적인 힘이 나타나서 공깃돌을 다 잡게됨.
- 전 시즌 우승자인 성기훈이 무모하게 다시 참가자로 돌아오는 설정. 모두를 살리기 위해서라고 하는데, 가당키나 한 목표인가?
음악의 아쉬움
시즌 1의 OST는 작품의 긴박감과 분위기를 완벽히 표현하며 여운을 남겼습니다. OST만을 따로 찾아 들을 정도로 좋았습니다. 하지만 시즌 2에서는 신해철의 '그대에게' 같은 기성 배경음악이 주로 등장해 긴장감을 떨어뜨렸습니다. 게임이 한참 진행중에 "이 세상~ 끝나는 날 까~~~지~~~"
시즌 3를 위한 예고편 같은 결말
7화에서 끝나는 구성이 나쁘진 않았지만, 이야기가 중간에 끝난 느낌이 강했습니다. 하나의 시즌이어야 했던 이야기를 반으로 잘라 시즌 2와 3를 구성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습니다.
재미있었던 장면
그래도 몇몇 장면은 인상적이었습니다.
- 공유의 러시안 룰렛 장면에서의 미친 연기.
- 병정들의 총을 빼앗아 컨트롤 타워로 진입하려는 폭동의 계획을 세우던 날 밤의 장면.
- 001번 이병헌이 등장하는 모든 장면.(프론트맨이라는 것을 알고 시청하니, 어떤 일을 벌일지 몰라 숨죽여서 봤습니다)
- 초반에, 이진욱 어린딸이 공연 대기실에 난입하자, 모두가 아이의 동심을 지키기 위해 우쭈쭈해주는 장면.
총평
오랫동안 기다렸던 작품인 만큼 기대감이 컸지만, 시즌 1에 비해 몰입도가 떨어졌습니다. 그래도 후반부로 갈수록 나아지는 점이 있었고, 공유, 이병헌, 임시완 등 일부 배우들의 연기와 장면은 감탄할 만큼 좋았습니다. 다만, 전체적으로 아쉬움이 많이 남는 시즌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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